2012 정월대보름

내용

거칠고 투박해도 훈훈한 정으로 즐기던 세시풍속 정월 대보름을 맞아 오산시는 시민을 위한 민속놀이를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옛 풍속을 재현하고 체험하는 부스마다. 시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습니다.

정월 대보름 맞이 행사에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은 오산 시민들은 명절풍속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노고지리 풍물패의 흥겨운 가락은 고단한 몸과 굳어진 마음을 풀어주며 덩실덩실 어깨춤에 신명이 납니다.

옛 사람들이 곡식이나 술을 둥근 통에 담아 운반하기 위한 기술에서 유래되었다는 굴렁쇠 굴리기 놀이,
지난 88서울 올림픽 때 굴렁쇠 굴리기를 선보여 옛날을 회상한 것처럼 지금은 구경하기 어려운 놀이입니다.

자전거 바퀴 속살처럼 생긴 굴렁쇠는 아이들 마음과 달리 몇 바퀴 구르지도 못하고 쓰러집니다.

마음 급한 할머니는 당신 손으로 굴렁쇠를 잡고 손자와 달려 봅니다.

고대국가 부여에서 가축의 번식을 위해 다섯 종류의 가축을 다섯 부족으로 나눈 데서 시작된 윷놀이,
각 동에서 선발된 윷놀이 선수들은 개인의 승부보다 동의 우승을 향한 기세로 전국대회 만큼 뜨겁습니다.

윷가락을 던져 멍석에 떨어진 모양대로 윷판을 돌아 먼저 나와야 승부가 결정되는데 구경하는 사람들은 업어라, 잡아라 심판에 열을 올립니다.

어느 새 윷가락을 하늘 높이 던져 윷을 부르니 어이쿠! 걸! 걸이 나왔네요..

시장과 시민의 윷놀이는 누가 이겼을까요?

엽전에 한지의 끝을 갈래갈래 찢어서 술을 이용해 만든 제기,
지금은 엽전도 한지도 구하기 힘든 것이라... 제기도 공장에서 만들어 낸답니다.

제기차기! 누가 더 많이 찰까요? 최고의 점수는 50개랍니다. 기록을 깨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제기차기로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한 해의 건강을 다지는 시민 속에 오산 시장도 도전했지만 역부족입니다.

연을 하늘 높이 띄워 오랫동안 날리거나 상대의 연줄을 끊는 연날리기

고사리같은 손으로 댓살을 붙이는 것 또한 처음이라 마음대로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가오리연을 만들어 본 어린이는 이 날의 체험이 소중했을 것입니다.

형태나 구조가 과학적 원리로 돋보인 한국의 연은 추위에 웅크리고 있는 소극적인 자세보다 바람과 맞서 적극적으로 추위를 몰아내었던 조상의 지혜가 듬뿍 담긴 놀이입니다.

양반 가정이나, 궁중에서 하던 투호놀이

큰 항아리를 일정한 거리에 놓고 살을 던져 항아리 안에 들어가면 수효로 승부를 가립니다.

들에 나가 일을 할 수 없는 한 겨울 농부는 농자재를 챙기며 봄을 기다립니다.

농경생활과 밀접한 세시풍속 놀이는 생활양식이 담겨 있습니다.

그 중에 새끼 꼬기는 볏짚을 곱게 가다듬어 새끼를 꼬아 농사철에 쓰일 멍석도 만들고, 농사 준비를 합니다.

어른 아이 모두 생소하고 처음 해 보는 새끼 꼬기에 도전하지만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오산시장도 새끼를 꼬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긴 줄로 장사진을 이뤘던 부럼 깨기와 엿치기는 호기심으로 가득했습니다.

전통으로 만든 엿을 뚝 잘라 후~ 입김을 불어 구멍을 내어 누구의 구멍 수가 많은지 내기를 걸었던 엿치기

먹을거리가 부족한 시절 나눔의 놀이는 어른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습니다.

대보름날 아침에 복조리를 사서 걸어두면 복이 온다고 믿었기에 열심히 복조리를 걸어두었답니다.

볏짚이 무엇인지, 복조리가 무엇에 쓰였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선생님의 설명대로 볍짚을 갖고 날실 씨실 엮어갑니다.

참으로 소중한 학교 밖의 공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부모님을 따라 온 아이들도 새해 안녕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며 소망을 씁니다.

시민들의 소망과 오산 시장의 소망은 운암 들에 펄럭입니다.

달맞이를 위한 오산 시민에게 운암 들 너른 논배미에 볏짚으로 오산의 달집을 준비했습니다.

새해 안녕과 소망을 담은 소원지를 시민들은 숙연한 마음으로 달집에 걸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달집에 점화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숨을 죽이며 마음을 모아 소원을 빌고 있습니다.

이윽고 달집은 붉은 빛과 뜨거운 기운으로 시민들의 나쁜 액을 태우며 하늘 높이 치솟았습니다.

달집 주변을 돌면서 한 해 동안 나와 마을에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기원하며 농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많은 시민은 아이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불덩이가 가득 든 깡통을 어둠속에서 돌렸지요.

오산시 민속놀이의 완결판이 된 깡통돌리기

어둠 속에서 은하수의 개똥별이 땅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낙화하듯 떨어지던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았을 때 깡통불은 장관을 이뤘습니다.

산업사회의 놀이는 일과 분리된 소비적 놀이로 사람을 정서적으로 들뜨게 하고 메마르게 합니다.

오산시가 준비한 세시풍속 정월 대보름 민속놀이는
고단한 삶 속의 어르신은 옛 일을 아련한 추억으로, 세상의 두려울 것 없는 아이들은 신기한 명절풍속의 놀이로 운암 들 가득한 온고지신의 꿈을 담았습니다.

어느 날 문득 마음의 이런 저런 짐을 내려놓고 지친 몸을 달래며 그리운 고향 생각이 더듬더듬 떠오를 때.
운암 너른 들판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이웃집 친구와 함께 깡통 돌리고 달집 태우던 시절.
정월이 되면 고향을 찾아 습관처럼 즐기면서 공동체의 문화로 참여하고 싶을 것입니다.

신명나는 풍물가락에 맞춘 흥겨운 전통놀이를 통해 오산 시민은 조상들의 지혜와 얼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